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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두근두근 메모리얼 Girl's Side 4th Heart(ときめきメモリアル Girl's Side 4th Heart) 감상2

by 삭풍공작 2022. 8. 8.

DLC는 구매하지 않았지만, 기본 캐릭터들을 한번씩은 공략해 봤다. 게임을 50% 이상은 즐긴 것 같아, 지난 번에 쓴 글에 이어 조금 더 감상을 정리해 볼까 한다.

투덜거리는 내용이 많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구한다.

 

1. 두근두근 메모리얼 Girl's Side 4th Heart는?

어떤 게임인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고등학생인 주인공이 3년 동안 남성 캐릭터를 공략해 고백을 받는 게임이다. 미연시는 미연시인데,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미소년 연애 시뮬레이션. 데이트를 통해 공략 캐릭터의 호감도를 올리고, 학교 활동도 열심히 해서 능력치도 높이고, 3년 동안 여러 이벤트를 만끽한 후 교회에서 고백을 받으면 게임 클리어!

말은 쉽지만, 교회 문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2. 장점이자 단점. 듬성듬성한 이야기

이 작품은 정해진 흐름이 없다. 중요한 건 호감도와 능력치뿐이다.(진엔딩은 빼고)

1학년 때부터 꾸준히 A를 공략하든, 3학년 때 급하게 공략하든, 2학년 때 잠시 A를 공략하다가 B를 공략하든 졸업할 때까지 호감도와 능력치만 충족하면 엔딩을 볼 수 있다.

마리 가든에 특정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면 그룹 결성. 파란만장한 학교 생활.

그렇다 보니 이벤트가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플레이어가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은 이벤트들을 짜맞춰 가며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문제는 간혹 모순이 발생할 때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캐릭터 A와 데이트를 하다가 A가 사실 몰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그 뒤에 발생한 이벤트에서 주인공이 "A, 아르바이트 했었어!?"라고 반응하는 식이다.

또, 가끔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은 캐릭터의 이벤트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벤트 일어날 때만 친밀하게 굴다가 그 뒤에 냉담하게 구는 모습을 보면 대체 뭐 하자는 건가 싶을 때가 있다... 몇몇 이벤트는 호감도가 더 높아야 일어나도록 조절을 했어야 할 것 같다.

특히 이 이벤트가 굉장히 당혹스러웠다. 자네, 왜 갑자기 친하게 구는가?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허점 외에도 불만스러운 점을 꼽자면, 도입부에서 몇 년 동안 유학을 다녀온 소꿉친구(카자마)의 얼굴을 다른 학생이 바로 알아봤다는 점이라거나, 복선인 줄 알았더니 아무것도 아니었던 바람개비 펜 등... 위화감만 자아내지 않을 정도였으면 괜찮았을 텐데, 의아한 부분이 몇 군데 보여 아쉽다.

어디선가 등장할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아니었던 모양이다.

 

3. 아쉬운 점이 많으나 여백이 부족해 접어 두겠다

이 정도면 "직접 창작도 못하는 주제에 불만만 많다"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일개 게임 플레이어의 불만이니, "이 사람은 참 불만이 많구나." 정도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더보기
  • 지난 글에서 '대접근 모드(스킨십)'를 언급했었는데... 직접 해 보니 주인공이 강제적으로 공략 캐릭터를 괴롭히는 것 같았다! 이래도 되는 건가?? 내가 너무 보수적이라 그런가??
  • 스킨십 튜토리얼을 교감 선생님한테 시키지 말고 하나츠바키 자매에게 넘겨 주십시오...
  • 주인공의 능력치에 따라 일어나는 이벤트도 있었으면 좋겠다. 능력치 별로 이벤트가 하나씩은 있을 법 한데.
  • 주인공의 진로에 따라 에필로그가 달라졌으면 좋겠다. 공략 캐릭터하고 진로가 같으냐 다르냐 여부로만 에필로그가 달라지는 건 아쉽다.
  • 그래픽을 크게 따지지 않는 편인데, 내 눈으로 볼 때도 좀 심각한 CG(작붕)가 좀 있었다. CG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이머들도 많으니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듯하다.
  • 휴대 전화 채팅 시스템을 잘 살렸으면 좋겠다. 하나츠바키 자매뿐만 아니라 다른 공략 캐릭터와 채팅을 한다거나.
  • 외출 UI에서 특정 이벤트가 있을 때 조금 더 강조해 줬으면 좋겠다.(벼룩시장이나 가게 할인 이벤트 등)
  • 패션 레벨이 5까지 오르면 패션 체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패션 체크 때문에 외출 이벤트를 못 본다...)
  • 패션 레벨을 5까지 올리면 미치루가 이후 플레이 초기부터 쓸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을 주는데, 사용법을 잘 설명해 줬으면 좋겠다.(그냥 의상 같은 건 줄 알았다가 나중에 외부 사이트를 보고 나서야 부가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 데이트 끝나고 헤어질 때도 반응이 더 다채로웠으면 좋겠다. 어찌 보면 게임 내에서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 데이트 시스템인데, 약간 틀에 박힌 감이 있다.

 

불만과 별개로, SD 캐릭터가 굉장히 귀엽다. 놀이공원에 가면 SD 캐릭터들이 노는 걸 보여 주는데, 다른 데이트 장소에서도 SD 캐릭터를 활용해 줬으면 좋겠다.

4. 편의성이 필요해

이전 글에서도 지적했던 문제인데, 생각보다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 많다.

지나간 글 읽기(로그) 기능이 없다는 점, 옷 갈아입을 때 유행을 확인할 수 없는 점, 데이트 장소를 확인할 수 없는 달력 등...

그리고 게임 내에서 '하바타키 와처 기자 활동'을 하면 무작위한 기사를 쓰는데, 이때 쓴 기사도 갤러리 등에서 모아 볼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어떤 기사를 안 썼는지 수집 내역도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시스템적인 부분 말고 게임 내적인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데이트 이벤트 발생 조건에 관련된 힌트를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없다는 점이다. 특정한 기간에 특정 장소에 방문하면 CG 이벤트가 발생하는데, 게임 외부에서 정보를 얻지 않으면 보기 힘들다.

게임과 함께 게임 공략집을 함께 판매하다 보니 게임 내에서 정보를 잘 알려 주지 않는 모양인데, 조금이라도 힌트를 줬으면 좋겠다...

힌트 좀 주세요...

 

4-1. 그래도 개선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22년 5월 18일, ver. 1.1.0 업데이트가 배포되었다. 자잘한 버그가 수정되었는데, 그중에서 눈에 띄는 변경점은 '베개 싸움의 필살기 연출 스킵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편의성 부분에 적으려던 부분인데, 수학 여행 때 일어나는 베개 싸움 미니 게임에서 캐릭터들이 필살기를 쓸 때마다 시간을 5초씩은 잡아먹었었다... 다른 캐릭터가 필살기 쓸 때마다 아무것도 멍하니 있다가 베개 몇 번 던지고 다시 멍하니 있어야 했는데, 이제는 조금 더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래도 출시 반년이 지난 게임의 편의성을 개선해 주다니, 감개무량하다. 대대적인 편의성 개선은 힘들 테지만... 앞으로 조금씩이라도 개선을 해 주길 기대해 본다.

공들인 건 알겠지만, 너무 길었다. 미니 게임 시작하고 나서 한 번만 보여 줬어도 됐을 텐데.

 

5. 상술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게임

  • 두근두근 메모리얼 Girl's Side 4th Heart는 주인공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의 목소리가 더빙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완전히 더빙되는 것보다 텍스트가 다채로운 것을 좋아하지만... 완전 더빙 또한 굉장한 장점이다. 시력이 안 좋더라도 조금 더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외국인으로서 작품을 즐기는 입장에서도 부족한 읽기 실력을 듣기로 만회할 수 있으니 말이다. 단어도 어렵지 않다. 폰트도 깔끔해서 가독성이 좋다. 편의성은 부족하지만,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 스팀 내에서 '연애 시뮬레이션' 태그로 검색을 해 보면, 대다수의 작품에 '비주얼 노벨' 태그가 함께 달려 있다. 해 본 연애 시뮬레이션이 손에 꼽다 보니 속단할 수는 없지만, 대다수 연애 시뮬레이션에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분기점'뿐이다. 플레이어가 게임 속 세상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제한되어 있다.(이런 점이 잘못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소설을 읽듯 게임에 몰입하는 것도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니.)
    본작의 큰 장점을 꼽자면, 한 캐릭터를 공략하더라도 여러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플레이어가 선택한 주인공의 부활동, 아르바이트에 따라 데이트 후 추가적인 이벤트가 발생하기도 하고, 특정 부활동은 문화제 이벤트를 변화시킨다. 데이트 장소도 다양하기에 한 번의 공략으로는 모든 데이트 장소를 방문할 수 없다. 그러니 "아, 다음에는 수예부 활동이랑 서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 캐릭터를 공략해 봐야겠다", "다음에는 동물원에 가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스레, 여러 차례 하바타키에 방문하게 된다.
  • 여러모로 투덜거렸지만, 뼈대가 튼튼한 게임임은 분명하다. 전편 이후 오랫동안 명맥이 끊겨 많은 팬들이 후속작(본작)을 기다렸다는데, 본작만 플레이 해 봐도 후속작을 기다린 팬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결코 못 만든 게임은 아니다.

6. 맺으며

  • 사실 ver. 1.1.0 업데이트 이후에 게임을 못했다... 이 글도 조금 더 빨리 썼어야 하는데, 이런저런 일 때문에 미루다 보니 너무 뒤늦은 글이 되어 버렸다.
  • 아직도 사운드 트랙을 구매하지 못했다. 언젠가는 구매해야지.
  • 22년 9월에 '두근두근 메모리얼 Girl's Side 20주년 감사제'가 예정되어 있는 듯하다. 이번 작품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얻은 듯하니, 후속작에서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아무튼, 아쉬운 점이 있지만 해 볼 만한 게임이다. 큰 갈등 없는 연애 시뮬레이션을 즐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 두서 없는 글을 읽어 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동생이 카자마랑 가수 코X 쿤XX 님이랑 닮았대요.


ときめきメモリアル Girl's Side 4th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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